<머니투데이>

부산 향토기업, 장애인과 사랑을 나눈다

부산=윤일선 기자 입력 : 2010.05.19

부산 향토기업들이 장애인과 함께하는 나눔경영을 확산시키고 있어 귀감을 사고 있다. 특히 단순 지원을 넘어 고용 확대와 문화 후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 나눔경영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19일 부산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양바이오 벤처기업인 ㈜엔존비앤에프(대표 김영진)는 비보잉 공연의 신화로 자리잡고 있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공연에 장애인 1000명을 초대하는 문화후원사업을 시작했다.

㈜엔존비앤에프 김 대표가 이 후원사업을 시작한 것은 행동틱과 언어틱이 심한 지적장애 3급인 아들이 공연 1시간30분 내내 엉덩이를 들썩이며 무대에 집중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문화체험 환경이 매우 열악하며 지능발달에 장애를 가진 지적장애인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며 "공연에 초대된 장애인과 가정에 작은 희망과 행복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향토 유통업체인 ㈜서원유통(대표 이원길) 탑마트의 장애인 사랑도 남다르다. 이 회사는 장애인 고용을 위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탑위드를 설립, 17일 개소식을 가졌다.

탑위드는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지역 사회 공헌을 위해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키로 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부산지사의 협조를 받아 연면적 767㎡ 규모로 설립한 별도 법인이다.

탑위드는 일반 취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19명을 포함해 총 22명의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했으며 서원유통 탑마트 매장에서 판매되는 건어물 제품 등의 포장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탑위드는 앞으로 10여명의 장애인을 추가로 고용하고 담당업무도 확대할 계획이다.

패션브랜드 인디안으로 잘 알려진 세정그룹(회장 박순호)은 기업의 역할을 교육, 문화, 지역사회, 환경 등 사회 전반으로 확대하고 기업활동 대상을 일반 시민과 지역 사회로 넓혀 왕성한 사회적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부산 최초로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rty)에 가입해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박 회장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PC 기증 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200대가 넘은 PC 기자재를 전달하고 취업까지 연결하고 있다. 마리아수녀회와 공동으로 대규모 자선바자회, 음악회 등의 다양한 복지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부산 대표 금융기관인 부산은행 (11,000원 50 0.5%)(은행장 이장호)도 장애인 사랑 운동에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노동부로부터 장애인고용 신뢰기업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부산은행은 장애인채용비율이 1.6%로 은행권 평균인 1% 수준보다 배 가까이 높은 장애직원 채용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지체장애, 시각장애, 뇌병변장애 등 2~6급 장애인 41명이 근무 중이다. 장애직원에 대해 승진이라는 파격인사를 단행하고 일부 장애직원을 영업점으로 배치해 일반직원들과의 차별을 최대한 줄여나가고 있다. 인센티브 제도도 신설하고 채용규모도 꾸준히 늘려 장애인 고용비율을 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부산은행 지역봉사단은 지역 23개 장애인생활시설을 대상으로 목욕탕 청소와 이불 빨래, 화장실 청소 등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해왔으며 장애인 100명의 가정에 비데와 안전손잡이 등을 설치하는 지원도 펼쳐왔다.

이 은행장은 "여러가지 제약도 있지만 매년 꾸준히 장애직원들을 채용하고 있다"며 "장애직원들이 잘 적응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부산기업들이 단순 차원의 지원을 넘어 고용 확대와 문화후원사업, 시설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에 나서 나눔경영 문화를 확산하는데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